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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엄마의 꿈 (9)
빨무 비제이 김오이의 일상다반사
내 방 조그만 창에서 올려다 보이는 성암산 자락이 이즈음 서서히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때로는 안개 속에서 때로는 빛나는 햇살 아래서 갈참나무 잎이며, 은백양 잎, 망개나무 넓은 잎이 붉게, 노랗게 변해 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몸을 웅크리고 팔짱을 낀 채 자주 그 곳을 바라본다. 푸른 싱그러움이 가득해 있던 지난 여름은 그 나무들의 예쁜 냄새 때문에 황홀했었다. 조금만 큰길로 나가도 매연 때문에 숨쉬기가 거북한 나는 의식적으로 내 후각을 성암산 쪽으로 열어놓고 생활했었다. 그러나 이즈음은 왜 이런지 자꾸만 가슴이 저리다. 점점 가을색 짙어져가는 산을 보며 내 삶의 걸어온 곳과 걸어갈 곳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내 어머니... 이제 걸어갈 곳을 더 적게 남겨 두시고 내 고향 마을에서 쓸쓸히 살고 ..
햇빛이 무척 그리운 시절이 있었다. 늘 웅크리고, 떨며, 흐린 하늘 아래서 온 몸이 펄럭이던 때였다. 결혼을 했고 아이 둘을 낳았음에도 넷 모두가 뿔뿔이 나뉘어져 살고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햇빛 가득 드는, 벽의 절반쯤이 창으로 되어 있는 그런 집에서 내 아이 둘을 꼭 끌어 안고 동화책을 읽어 주고 싶었었다. 그 해 가을에, 우리들의 그 따뜻한 공간을 위해 남편은 공부를 포기했고, 나는 직장을 포기했다. 그리고 낯선 도시의 한 귀퉁이를 찾아들었다. 도시의 끝과 끝을 헤매다닌 끝에 우리들의 가난한 돈으로는 과분한 - 창이 크게 나 있는, 깨끗하고 조용한 - 방 한 칸을 구했고, 당장에 밥 끓여 먹을 그릇 몇 개만 달랑 챙겨들고 우리는 그 도시에 주저앉은 것이다. 상인동 1109-1번지. 외딴집 2층, ..
11월의 물든 산을 본다. 햇살에 떨어져 내리는 참나무 잎, 혹은 느릅나무 잎들이 지상에로의 회귀를 위해 산의 품에서 안기는 모습을... 태어난 것들은 소멸해 간다. 11월의 산을 보면 온 곳으로 바르게 돌아가는 것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일임을 느끼게 된다. 회귀하지 못하는 많은 1회용 합성 제품들의 그 펄럭이는 남루를 보면... 그렇다... 인연을 이루어 햇살을 받다가 돌아가야 할 시간에 깨끗이, 눈물겹게 별리를 고하는 그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내 마음 속에는 잎이 무성한, 산새 우짖는, 나무에 기대서면 파란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산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나는 될 수 있으면 고운 햇살을, 될 수 있으면 따뜻한 바람을 이 산에 가둬 두고자 애쓰는 이름 없는 산지기이다. 그 산의 작은 풀잎 하나조차 내 ..
부모 이혼으로 비뚤어진 천재학생맡아 골머리 엄격·자상했던 옛스승 회상하며 학부형 맞아 승빈이를 돌려보내고 나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아이는 빈 운동장을 고개숙여 걸어 나가고 있었다. 풀죽은 아이의 뒷모습은 나를 답답하게 했다. 부모 이혼, 조부모와 동거, 무조건적인 부정, 반항, 사회성 빵점... 중학교에 다니는 보통의 남학생이 보여줄 수 있는 장난기라거나, 고집이라거나, 엉뚱한 행동 정도면 귀엽게 봐 넘길 수도 있겠지만 승빈이의 모든 행동은 반 아이들에게, 교과 선생님들께, 그리고 담임인 내게도 무거운 짐이었다. 실내화도 명찰도 없이, 늘 지각에다가 청소 시간엔 당연히 사라지는데다, 급우들과는 늘 입씨름에 싸움질, 수업시간의 무례함. 그럼에도 성적은 언제나 전교에서 일등이니 가히 무서운 아이였다. 나는 ..
물장난해도, 조금만 떠들어도 부모님 호출... 우린 「정숙」 입간판을 한번씩 발로 차고... 교장선생님께 불려간 장난꾸러기 동호 "이젠 죽었다" 했는데 할머니 수술비를... 우린 동호가 눈가를 훔치면서 교장실에서 나오는 걸 봤다. 중앙 현관 대형 거울 뒤에 서서 교장실에 불려간 동호가 어떻게 되나 걱정하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들의 예상대로 동호는 운 듯했고, 그 뒤를 그 애 할머니께서 따라나오셨다. 할머니는 뒤따라 나오는 교장선생님께 연신 고갤 숙이며 뭐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한번만 용서해 달라는 말이려니 짐작했다. 동호는 너무 속상했는지 우릴 보더니 고갤 돌리고 현관 밖으로 나가버렸다. 동호와 할머니께서 멀어지는 걸 지켜보시던 교장선생님께서 몸을 돌려 현관으로 들어오셨다. 우린 실내에서 해야하는 목례..
시집 부모 아들 실직때도 사사건건 돈 요구 피서 가려다 호출된 남편 손에 땅 문서가... 결혼하고 한번도 휴가여행이런 걸 가본 적이 없었다. "휴가 여행이라니..." 그런 단어가 있다는 것조차 잊을 만큼 동희는 돈에, 시간에 쫓기며 힘들게 살아온 터였다. 작년 말에 그 지긋지긋하던 아파트 융자금을 다 갚고 그 때 동희는 생각했었다. 이번 여름엔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엘 꼭 다녀와야겠다고. 휴가철이라고 특별히 상여금이 나오는 직장도 아니고 해서 연초부터 다달이 10만원씩을 저금해 왔었다. 흐르는 바람 속에서 수박 냄새같은 여름 냄새가 나기 시작하자 아파트는 술렁대기 시작했다. "누구집에선 텐트를 샀다" "누구 집은 수영복을 샀다"는 소식을 동희한테 전하며 "우리는 안사?" "우리는 바다 안 가?" 아들 민수..
사위 절받고 집나선 아버지 저물도록 안돌아와 결혼허락 못받고 돌아선 이후 그리움의 세월들 의성을 지나면서 길은 비포장으로 이어졌다. 남편은 줄곧 말이 없었다. 남편의 굳어진 옆모습을 보며 5년 전의 일을 회상했다. 결혼을 허락받기 위해 이 길을 함께 왔었다. 집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사립문 밖에서 돌아서면서 울음이 쏟아졌었다.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지나친 처사에 섭섭하고 서러웠었다. 그렇게 부모님의 허락도 없이 냉수 한 그릇으로 예를 올리고 시작한 결혼 생활이 이제 5년째였다. 그동안 남편도 나도 친정집에 대한 어떤 얘기도 꺼내지 않았었다. 꿈길마다 그 골짝을 더듬어 사립문 밖을 서성이곤 했지만, 그 그리움은 당분간 마음속에 묻어 둘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했었다. 기반을 ..
반짝이는 상점물건에 자꾸 눈길이 엄마랑 민이랑 함께 있다는 것만도.... 수업이 끝나자 준이는 곧 집으로 향했다. 동생 민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학교 앞 아파트 동네 길가에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준이는 상점 유리문 너머로 들여다 보이는 반짝이는 물건들에 자꾸만 눈길이 갔다. "어쩌면 물건들이 저렇게 곱고 예쁠까? 금빛 추가 달린 벽시계, 알록달록한 모형기차, 동화책, 세발자전거, 신발....." 준이는 멈춰 서서 하나하나 구경해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민이 때문에 안된다. 준이는 걸음을 빨리했다. 아파트가 끝나는 곳에 두갈래 길이 나있었다. 하나는 나지막한 공장을 사이로 나있는 찻길, 또하나는 공장 마을 뒤 언덕 위로 나 있는 지름길이었다. 준이는 공장 사이를 급하게 달리는 트럭들이 무서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