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에서 의뢰받은 블로그 알바 추천하는 게시물들에 관한 단상

 평일오후알바/전업주부를 위한 재테크 알바/인터넷 아르바이트/고수익꿀알바/평생직업

 상기 단어들을 키워드로 같은 내용의 글을 아주 조금씩만 바꿔서 재생산하는 블로그 글들을 심심찮게 보았다. 나도 블로그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지대한 관심이 있기에 몇 개의 글들을 살펴보았다. 동일한 한 블로거가 사업을 하는 남자가 되기도, 집안일을 하는 여자가 되기도 하며, 신랑의 발령지로 이사하게 되어 직장을 옮겨야 할 입장이 된 젊은 새댁이기도 했으며, 남편의 벌이가 시원치 않아 부업시장으로 뛰어든 40대 주부가 되기도 했다. 결국은 분명치 않은 화자가 제시하는 전형적인 광고성 글이라는 것. 매번 글마다 월수입을 인증하는 캡처나 사진이 뜨고 있으나, 매번 화자가 다르듯 동일인의 것은 아니게 보인다.

 모든 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바는 “집에서 블로그로 글을 쓰면 소정의 인센티브를 주는 일을 제안”하고 있으며, 그렇게 해서 광고하고자 하는 내용은 “블로그로 글을 쓰면 돈을 번다”라는 것이다. 뭔가 쳇바퀴를 도는 느낌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면 돈을 번다는 내용을 블로그에 글을 쓰며 돈을 버는 것”쯤 되시겠다(나도 그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기는 한데 "유튜브로 아주 조금씩 벌어들이는 돈을 인증하며, 블로그로도 수익이 나기를 기대하는 것"쯤 되는 것 같다.)

간혹 “블로그에 효과적으로 글 쓰는 법”이나 “마케팅 방법론”등에 대한 강의를 들으란 홍보도 포함한다. 

 그 강의란 것의 정체는 잘 모르겠으나, 동일인이 의뢰받아 작성한 여러 글들을 보니 아마 핵심은 '같은 내용의 글을 다른 사람인 양 효과적으로 반복 재생산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단 한개의 글만 보고 지나쳤다면 상관이 없었겠으나, 동일인의 블로그에서 작성한 글들이 서로 다른 사람인양 광고성 메세지를 잔뜩 품은 글들을 적어놓은 것을 보고, 진정성이 결여된 의미 없는 게시물들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비슷한 내용에 키워드를 반복해서 주기적으로 작성함으로써, 부업에 관심이 많은 마케터들을 유입해 학원강의라는 상품을 팔 생각인 것. 같은 내용을 조금 다르게 포장해 마구마구 재생산하고, "아카데미에서 의뢰받은 글"이라는 단서를 달아 본인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지우지 않게끔 보이는 것, 그것이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그 강의란 것이 정말로 괜찮은 상품이라면, 그렇게 개인 블로거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며, 글쓴이가 본인이 아닌 다른 화자가 되게끔 포장해 동일 내용의 글을 작성하게 하여 트래픽을 기계적으로 늘리는 것 보다는 정말 좋은 강의라는 상품의 진심어린 후기를 작성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단순히 윤리적인 부분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기계적으로 키워드에 의한 트래픽 높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어, 오히려 그 강의의 질적인 부분을 의심하게 되고, 진정성이 훼손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업계의 장래성이나 방향성을 생각해서도 좋지 않다고 본다. 이게 수익구조가 확실하다면 굳이 그렇게 사람을 모을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본다. 

 본인들의 그 강의가 정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강의인 사실을 마케팅을 하는 것에 대해 굳이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으나, 요는 적어도 거짓말을 하는 행태(매 글마다 다른 사람인양 화자를 바꾸는 것)는 하면 안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것. 어차피 핵심내용이 “블로그 글 쓰는 재택 알바를 하라”는 건데, 정말 효과가 있다면 누구든 자발적으로 그런 글을 쓰지 않겠나, 그리고 의뢰를 한다면 적어도 본인 기준에서 수익을 실제 창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일인의 경험을 시계열 순으로 전시하는 행위만으로도 충분한 홍보효과가 있으리라 본다. 반복적인 동일 내용의 재생산은 결국 그 강의의 신뢰성을 낮추는 일이며,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상에서 수많은 정보를 취사선택해야하는 네티즌들에게도 혼선을 주게 된다는 것. 물론 알면서도 당장 발생한 트래픽과 그로 인해 유입되는 실수요자의 수를 무시할 수 없기에 이 방법을 취하는 것이겠지만....

 나 역시 블로그를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시작했고, 다양한 수익구조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지만, 정보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이상이면, 되도록 정보의 객관성에 힘써 타인에게 불편함을 끼치지 않고, 적확한 정보가 아닌 본인의 감상이라면, 그러하다는 단서를 붙여 주관적인 내용이나마 솔직히 적어 청자들에게 유익한 내용을 제공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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